1. 개요[편집]
Starting pitcher. SP. Starter. 야구의 투수 중에서 경기의 맨 처음 등판하는 투수. 흔히 선발이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당일 경기에서 제일 많은 이닝을 던져야 하는 그날 경기의 핵심이자 야구팀 전력의 절반 정도를 책임지는 투수 보직. 선수층이 얇은 팀이 보강하려고 노력하는 보직이기도 하다. 투수들 간의 격차가 큰 리그의 경우 불펜이고 타선이고 답이 없어도 1~3선발만 확실하면 우승은 못해도 최소한 중위권이 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1]
2. 상세[편집]
2018년 KBO리그 기준 프로팀 1팀은 144경기를 하며 이 팀의 투수진이 잡아내야할 최소 이닝은 1,224이닝[2]이고, 연장전을 감안하면 아무리 못해도 1,300이닝을 소화해야 한다. 이걸 27인 로스터 기준으로 투수를 12~13자리 쓰면서 해결하려면 한자리당 투수 1명이 100이닝은 던져야 한다. 따라서, 모든 투수가 100이닝 이상을 먹을 수 있을만큼 투수들이 갖춰져있지 않는한 팀에서 가장 뛰어난 투수들이 앞장서서 다른 투수들 이상으로 이닝을 더 먹어줘야 운영이 가능하다. 선발 투수라는 보직은 남들보다 이닝을 더 많이 먹는 것만으로도 팀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중 하나이며 팀의 뼈대라고 할 수 있다. KBO 에서는 외국인 투수 2명, 타자 1명을 쓰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외국인 선수 1명도 나오지 못한다고 가정하면 한국인 선발만으로 5선발 로테이션을 안정적으로 구축되는 팀은 하나도 없다.
선발 투수로서 커리어를 3~4년 이상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은 투수 중에서도 최고의 재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선발 투수는 4~5일 정도의 휴식일을 보장해주더라도 한 경기에 100~120개, 한 시즌에 2500여개 이상의 투구를 하면서 실점을 경기당 3~4점 이내로 저지해야한다. 평범한 투수로는 할 수 없으며, 선발 투수라면 아무리 못해도 팀내 전체 투수 서열에서 5위 이내의 선수이며 팀의 중심축 역할을 기대하는 스타급 선수라는 이야기다.
따라서 많은 이닝을 먹기 위해서 선발 투수는 3~4종 이상의 구종을 배합한 레파토리를 포수와 조율해 한 경기를 유연하게 풀어나가는 능력, 경기 중 반드시 찾아오는 위기상황을 스스로 해결하는 배짱이 필요하고, 이는 야구천재라고 불리는 고교 유망주들 중에서도 극히 일부만이 프로에서 통할 수 있는 드문 재능이다. 현대 야구에서 타격 기술의 발달로 구원투수의 중요성이 크게 강조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그것이 선발 투수의 중요성을 희석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매일 경기하며 투수의 보직이 세분화 된 현대 야구에서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관습적으로 정착한 '선발 투수는 매 경기 100개 혹은 그 이상 투구하며, 한번 던지면 최소 4일동안 쉬면서 회복한다'라는 원칙을 가지고 운영한다. 이는 일주일에 6일 이상 경기하는 일반적인 프로리그의 원칙이다.
프로야구 팀에서는 1선발부터 하위 선발까지 미리 정해서 차례대로 4~6게임동안 순서대로 등판하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기량을 꾸준히 보여주는 투수를 1선발에 배치하며 에이스라고 부른다. 2선발의 기량이 1선발에 버금가는 경우 두 투수를 묶어 원투펀치라고 부르기도 한다. 정말 가끔씩 1~3선발까지 비슷한 축복받은 경우는 트로이카라고 부르기도 한다.[3] 이 명칭은 기술적인 면 보다는 심리적인 측면에 기인한 것으로, 하위선발이 패해 분위기가 가라앉더라도 상위선발이 줄줄이 승리를 따내며 팀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으리라는 고전적인 믿음이 크게 작용한다. 물론 잘 하는 투수를 상위선발로 내보내야 시즌 중에 한 경기라도 더 많이 등판할 수 있어 유리한 점이 있긴 하다.
선발 투수에게는 최소 4~5일 간격의 휴식일을 보장해주며 지극정성으로 관리해주기 때문에 등판일만큼은 이닝을 최대한 많이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보통 한 경기에서 100 ~ 120개 정도의 투구수로 6~7이닝을 책임지면 승패를 떠나서 불펜의 소모를 줄여주기 때문에 선발 투수로서 최소한의 밥값은 해줬다고 볼 수 있다. 패배할 정도로 실점을 하면서도 꾸역꾸역 6~8회까지 버텨준 선발 투수는 그날의 패배만을 떠안으면 되지만, 많은 이닝을 책임지지 못하고 일찍 무너져 불펜 자원을 소모하게 만드는 선발 투수는 다음 경기의 투수진 운용에 제약을 주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4]
2.1. 선발 투수의 기록[편집]
선발 투수가 출장경기에서 승리를 기록하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최소 5이닝을 투구해야 한다. 이 때문에 경기를 앞서고 있는 5회 수비이닝 중 투아웃(4⅔이닝)까지 잡아놨는데 갑자기 무너지고 강판당해 승리 투수 기록을 날리는 안습한 상황이 종종 나온다.[5] 특히나 감독이 선발 투수를 불신할 경우[6] 리드를 잡고 있는 4이닝째의 수비에서 급격히 흔들리는 선발 투수를 내리고 릴리프를 투입하는 일이 있는데, 이런 사례는 승리에 미미한 도움이 될지는 몰라도 선발 투수의 멘탈과 팀 사기에 여러모로 좋지 않아 꺼리기 때문에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7] 또 예전에는 구원승을 특정 선수에게 주기 위해[8] 일부러 4회 2아웃에 투수를 내리는 경우가 있었으나, 제도가 바뀌면서 그럴 일은 없게 되었다.
선발 투수가 한 경기에서 6이닝 이상을 3자책점 이하로 막아내면 퀄리티 스타트(Quality start, QS)를 기록했다고 한다.[9] 물론 QS를 달성했다고 선발승을 챙긴다는 보장은 없지만, 이닝을 많이 소화하고 자책점이 적었기 때문에 최소 선발 투수로서 자기 역할은 했다는 의미. QS를 할 경우 선발 투수의 이닝은 6 이상이 되고 평균자책점은 4.5 이하가 된다. 리그 환경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현대 야구의 한 팀의 리그 평균 득점이 4.50 ~ 5.00 전후에서 결정되는 지라 선발 투수의 서열을 가르는 척도중 하나가 경기당 6이닝, 평균자책점 4.50이다. 규정 이닝을 돌파한 선발 투수 기준으로 평균자책점이 4.5 이하라면 웬만한 팀에서 3선발 정도는 가능한 준수한 투수로 평가하며, 3.5 이하면 팀 내 에이스급 투수로 평가하고, 3.0 이하면 국가대표급 선발투수로 평가한다.[10] 1.0 이하를 기록하는 일도 있지만 이런 선수는 인간이 아니니 일단 논외로 하자. 이 기준은 시즌 성향이 투고타저냐 투저타고냐에 따라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딱히 누가 정해둔 기준도 아니고 일반적인 기준이므로 평균자책점에 따라서 투수를 나누는 기준은 시즌마다 각각 다를 수 있음을 기억해두자.
경기의 시작부터 끝까지 한 명의 투수가 모두 던지는 경우 완투라고 하며, 이는 선발 투수만이 기록할 수 있다. 완투는 끝까지 다 던졌다는 의미만 있으므로 완투승/ 완투패 모두 가능하며 승패없음이 나올 수도 있다. 2015년 현재 한국프로야구에서는 제한 이닝 12회 완투 무승부까지 가능하다. 실제로 15이닝 완투 무승부도 있었다. 혼자서 다 던졌기 때문에 팀 투수력을 아낄 수 있어서 가치가 크다.
그 중 실점 없이 완투를 하여 승리 투수가 되면 완봉승(선발 등판의 경우 정식 기록 명칭은 완투완봉승)이라고 하여, 현대 야구에서 선발 투수의 기록 중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영예로운 기록으로 치고 있다.[11]
완봉승 중에서도 희귀한 것으로는 선발 투수가 안타를 허용하지 않고 완봉승을 거두는 노히트 노런과 아예 어떤 출루도 허용하지 않고 경기를 끝내는 퍼펙트 게임이 있다. 이런 경기는 리그 전체에서도 1년에 한 두 번 이상은 보기 힘든 진귀한 기록들이다.[12] 한편 안타는 맞지 않았지만 볼넷, 몸에 맞는 공, 실책, 희생타 등으로 실점하면 노히터(no-hitter)이긴 하지만 실점이 있기에 노히트'노런'이 되지는 않는다. '무피안타 경기'쯤 되겠다. 노히트노런과 노히터는 다른데, 노히트노런은 노히터에 무실점이라는 조건이 더해진 개념이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노히트 노런이냐 아니냐를 따지고, 미국에서는 노히터 조건만 중요시 한다.
그리고 노히트 노런만큼 드물지는 않지만 '무사사구 완봉승'이라는 것도 있다. 볼넷이나 몸에 맞는 공을 하나도 내어주지 않고 피안타만 기록한 채로 완봉승을 거두는 것이다. 노히트 노런도 볼넷을 몇 개씩 내어주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에 피안타 수가 적다면 무사사구 완봉승도 사실상 노히트 노런급의 대활약이다. 스트라이크를 던져서 안타를 맞는건 어쩔 수 없지만 걸어 내보내지 않았다는점에서 높게 평가 받는다. 그리고 무사사구 노히트 노런[13]은 투수 실책이 없었다면 투수만 놓고 볼 시 퍼펙트 게임의 피칭이나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세이버메트릭스(특히 BABIP이나 FIP관점)에서는 무사사구 완봉승이 노히트노런보다 더 가치가 높다. 안타는 수비의 도움을 받지만, 볼넷을 주지 않는 것은 온전히 투수의 능력이기 때문.
2.2. 선발 투수의 조건[편집]
선발 투수의 가장 큰 임무가 6이닝 혹은 그 이상의 이닝을 소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최소한 상대 타선이 두 바퀴 이상 돌아야 임무를 완수할 수 있다. 두 번째 타순이 돌아오고 나면 타자들이 선발 투수의 타이밍을 눈에 익히고 빠른 대처를 시작하게 되는데, 여기서 투구 패턴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제 3, 제 4의 구종의 장착이 풀타임 선발로서 구위보다 우선하는 조건이 될 수 있다. '빅 유닛' 랜디 존슨처럼 투 피치로만 승부해도 도저히 때릴 수 없는 구위를 가진 희귀종(...)이 아니고서야 투피치 투수는 선발 투수로 쓰기 어렵다.[14] 사실 3피치만 해도 클레이튼 커쇼, 크리스 세일처럼 세 개 구종 모두가 리그 최정상급 구위여야 먹히는 수준이고, 나마 크리스 세일은 패스트볼/횡변화구(슬라이더)/종변화구(커브)를 갖추고 있는 커쇼와 달리 종변화구(커브)를 가지고 있지 않아 상대방이 작심하고 분석하거나 구종 예측이 뛰어난 상대를 만날 경우 고전할 여지가 있다는 우려를 받았다. 보통 투수들은 3가지 구종이 모두 최정상급일 수 없으니 소속 리그에서 먹힐 수 있는 하한선을 만족하는 4개의 구종을 어떻게든 확보하려 고심한다.
구종이 3가지인 거나 4가지인 거나 큰 차이가 없을 것 같지만, 차이가 존재하는 것은 바로 좌타자/우타자 구분 때문이다. 불펜투수는 좌타자나 우타자 중 한 쪽에만 강해도 저격용으로 써먹을 방도가 있지만, 선발 투수는 긴 이닝을 던지며 하는 만큼 양쪽 모두에게 강할 수는 없더라도 형편없이 당하지는 말아야 한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패스트볼을 기본으로 하여 양쪽 모두에게 사용할 수 있는 낙폭이 큰 종변화구와 정/역방향으로 각각 변화하는 횡변화구 각 1종씩을 연마해 같은손/반대손 타자에 각각 대비한다. 이렇게 하면 우타자를 상대로 3가지 구종, 좌타자를 상대로 3가지 구종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투수들이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횡으로 휘는 변화구/패스트볼인 슬라이더와 커터[15]는 좌투수가 좌타자 상대로, 우투수가 우타자 상대로 써먹기에는 좋지만 좌투수가 우타자 상대로, 우투수가 좌타자 상대로 써먹기에는 영 좋지 않다. 반대손 투수가 상대로 던지는 슬라이더는 바깥에서 존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공략하기가 매우 쉽기 때문. 때문에 슬라이더에 크게 의존하는 투수들은 대부분 반대손 타자 상대로 성적이 더 나쁘다. 크리스 세일, 다르빗슈 유 모두 그렇다. 김병현의 슬라이더가 좌타자 상대로 데드볼 삼진(...) 을 잡아내는 짤방이 유명하긴 하나 김병현 역시 상대적으로 좌타자에게 약했다. 모든 변화구 특히 슬라이더같은 횡변화구의 주 목적은 어디까지나 '들어올 것 처럼 하다가 존 밖으로 빠지는 것(스트라이크인척 하는 볼)'이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16] 반대손 타자상대로 횡변화구를 몸쪽으로 던지면 될 것 같지만, 그러기엔 공이 몸쪽으로 꺾이다 보니 힛 바이 피치의 위험성이 매우 크다.
물론 제구력이 매우 뛰어나서 언제나 몸쪽/바깥쪽 경계선에 걸칠 수 있다면야 반대손 타자를 상대로 횡변화구를 구사해도 상관없겠지만, 그런 투구를 경기 내내 실수 없이 할 수 있는 투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단순히 던지는 방법만 다른 것뿐인 공에 대해 별도로 '백도어 슬라이더'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흔하지 않다는 증거다. 클리프 리? 물론 리는 제구력이 좋고 백도어 커터 등의 묘기를 자주 보여주기는 하나 리의 핫 존을 보면 리의 공 역시 존 한가운데에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다. 그렉 매덕스 역시 마찬가지.
체인지업이 선발 투수의 필수 레퍼토리로 자리잡아가는 와중 대세를 이루는 서클 체인지업 역시 마찬가지 이유에서 선호되는데, 서클 체인지업은 슬라이더/커터와 반대로 좌투수가 던지면 우타자 바깥으로, 우투수가 던지면 좌타자 바깥으로 빠지기에 위력적인데, 반대로 말하면 좌투수가 던지면 좌타자 몸쪽으로, 우투수가 던지면 우타자 몸쪽으로 붙으니 결국 같은손 타자 상대로 던질 때는 딱히 재미를 보기 힘들게 된다. 이 때문에 서클 체인지업이 장기인 선수들의 경우 오히려 같은손 타자 상대로 성적이 더 나쁜 경향이 있다. 제임스 실즈는 우타자 상대로 약한 편이며, 콜 해멀스도 이런 경향이 해마다 왔다갔다 하지만 커리어 전체를 놓고 보면 같은 손 타자인 좌타자 상대로 조금 더 약했다. 류현진도 마찬가지.
때문에 네 가지 구종을 익혀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패스트볼을 기본으로 두고 종으로 떨어지며 카운트를 잡는 커브(또는 스플리터, 포크볼)를 익힌 뒤, 같은 손 타자를 상대로는 정회전 횡변화구를 던지고 반대 손 타자를 상대할 때는 역회전 횡변화구를 던져서 어느 손 타자를 상대로 하건 세 가지의 구종을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게 2013년 이전까지의 맥스 슈어저다. 슈어져는 강속구와 위력적인 슬라이더, 쓸만한 체인지업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우타자를 상대로는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만으로도 얼마든지 싸울 수 있었으나 좌타자를 상대로는 체인지업의 위력이 충분하지 않았기에 성적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2013년 커브를 구종에 추가하면서 좌타자 상대로 무기가 하나 더 늘어남에 따라 좌타자를 상대로도 선전하게 되었고, 우타자들은 한 끼 식사로 만들어버리며 사이 영 상을 수상했다.
아주 빠른 패스트볼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제구력과 변화구가 뛰어난 기교파 투수도 선발로서는 잘 먹히는 편. 다만 언더 핸드나 사이드암 투수는 예외인데, 천적인 좌타자들이 갈수록 늘어나는데다 투구폼이 크기 때문에 도루 저지하기도 어려워서 선발로는 잘 기용하지 않는 편이며, MLB의 경우에는 불펜으로도 그런 투수를 보기 어렵다.
선발 투수라면 기본적으로 한 시합당 경기를 100구 내외 정도는 던질 것을 요구받기 때문에 투구할 때의 힘 배분도 중요한 편이다. 던질 때마다 전력을 다해야 한다면 그 어느 선발 투수가 100개 이상의 투구가 가능하겠는가? 대체로 주자가 나갔을때나 결정적인 상황때 확실한 공을 던질 수 있는 결정구(決定求)라는 확실한 자신만의 공이 필요하다.
MLB(메이저 리그 베이스볼)에서는 팀내 투수 엔트리 11인 중 실력으로 순서대로 배열하여 1~5선발부터 보직을 나눠서 그 다음에 마무리 투수나 중간계투(특히 프라이머리 셋업맨)등의 보직으로 나누는 편.
미국야구, 특히 마이너리그의 스카우팅 리포트에서 투수 유망주에게 1~5선발급 유망주라고 평가할 경우, 대체로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
1선발: 어느 팀에 가도 선발 에이스로 포스트시즌에서 무조건 첫 번째로 나올 수 있으며 선발 로테이션의 중심을 차지하는 투수.
-
2선발: 1선발보다는 떨어지지만 1선발이 졌을 때 연패를 막을 수 있는 기량이 있으며 세컨드 에이스급 기량을 가진 투수.
-
3선발: 어느 팀에 가서도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서 경기를 책임질 수 있는 투수. 흔히 말하는 '솔리드한 선발 투수'가 맡는다. 구위나 체력 중 하나만을 리그에서 상위권 수준으로 가져갔을 때 올라갈 수 있는 한계.
-
4선발: 이 선수의 선발 출장을 위해 4, 5일 휴식을 보장해 줄 만한 가치가 있는 투수. 정규직 투수의 마지노선.
-
5선발: 선발 로테이션에 낄 수는 있지만, 휴식일이 있다거나 하는 이유로 굳이 5선발이 나오지 않아도 괜찮은 상황에서는 빠질 수도 있고, 팀 사정 상 필요하면 언제든지 불펜으로 돌려쓸 수 있는 투수. 즉 선발 투수로서는 비정규직. 아직 성장이 끝나지 않았지만 팀의 중요한 선발로서 가능성을 가진 젊은 투수를 5선발로 올려 시험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잘 던지는 순서대로
KBO(한국프로야구)에서는 MLB나 NPB(일본프로야구)보다 경기 수가 적은 데다가 월요일이 휴식일로 보장되어 있고, 한국의 날씨 특성상 우천 취소 경기가 많은데 날씨에 관계없이 경기를 할 수 있는 돔구장은 하나밖에[17] 없기 때문에 구원투수의 비중이 다른 리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18] 나이가 많거나 부상 전력 등의 이유로 오랜 이닝을 소화하지 못한다거나, 구위는 좋지만 구종이 단조롭다거나, 사이드암 및 언더핸드 투수라는 이유가 있어서 선발 투수로서 적합하지 않다면 마무리나 프라이머리 셋업맨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 다만 믿을맨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충분히 선발투수로서 경쟁력이 있는 선수가 불펜으로 전향하는 경우도 있다.
2.3. 선발 로테이션[편집]
KBO와 MLB는 5인 로테이션, 정확히는 1~4선발까지는 정규직이고 5선발은 비정규직으로 돌리는 엄밀히 말하면 4.5인 로테이션이 일반적이다. 어느 팀이든 고정 5선발을 보유할 만큼 투수력이 뛰어난 경우는 드문데다가 특히 KBO에서는 우천 취소로 인한 스케줄 변수가 많기 때문에 4선발 이하부터는 팀 사정에 따라 변동이 심한 편이다. 특히 장마철인 6~7월에는 5인 로테이션을 지키는 경우가 드물다. 비가 온다고 하루 더 쉰 5선발을 다음날 등판시키는 것보다 상위 선발을 내는 것이 승리에 도움이 되기 때문. MLB는 이동, 휴식일이 한국처럼 고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일정에 여유가 생기고 로테이션이 약할 경우 일시적으로 4인 로테이션을 쓰기도 한다.[19]
포스트 시즌은 총력전이기 때문에 KBO, MLB는 5선발은 스윙맨이나 롱 릴리프로 전환하는 4인 로테이션을 돌리고,[20] 한국 시리즈나 월드 시리즈 같은 파이널 시리즈에서는 4선발까지 불펜에 대기시키는 3.5인 로테이션을 돌린다.[21] KBO에서는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포스트 시즌이 시작하자마자 3인 로테이션이 일반적이었으며 이는 21세기의 KBO, 그리고 MLB에서도 가끔씩 볼 수 있다.[22]
과거의 KBO에서는 그날그날에 따라 잘 던지는 선수를 아무나 선발 투수로 올렸지만[23] 1990년대 초 미국에서 야구 유학을 했던 이광환 감독이 5명의 투수를 5게임동안 돌려쓰고, 투수를 선발 - 중간계투 - 1이닝 마무리로 세부 보직으로 나누는 분업 시스템을 정착시켜 1994년 LG 트윈스를 우승시킨 적이 있다.[24] 분업 시스템이 정착되기 이전의 에이스는 한 시즌에 말도 안되는 이닝을 출장한다거나 해서 선수 생활을 망치는 사례도 많았다.[25] 1990년대 후반 이후로는 KBO 전체가 로테이션 시스템을 도입하여 혹사로 인한 선수 생명 단축은 상당히 줄어들었다.
NPB(일본프로야구)에서는 보통 선발 투수를 6명 뽑아 운영하는 6선발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대신 웬만하면 최소 7이닝 이상(투구수 110~120개 정도) 투구하여 선발을 길게 가져간다. KBO에서도 투수진에 여유가 있는 팀이라면 가끔 여름을 앞두거나 한여름에 투수진의 체력을 아끼기 위해 일시적으로 6선발 로테이션을 쓰기도 한다. 2009시즌과 2011시즌의 KIA 타이거즈와 2011시즌 삼성 라이온즈는 일시적으로 6선발 로테이션을 가동한 적이 있고, 2017년 상반기에 롯데 자이언츠도 변칙 6선발[26]을 사용하였다.
2.4. 선발 투수의 미래[편집]
메이저리그에서 2013년 200 이닝 이상을 던진 선발 투수는 모두 36 명이었다. 이 숫자는 2014년 34명, 2015년 27 명으로 줄어들었고 2016년과 2017년은 15 명 밖에 되지 않는다. 2014년 선발 투수들이 소화한 이닝은 28992 이닝이었지만 2015년은 28223 이닝, 2016년은 27412.2 이닝, 2017년은 26787.1 이닝으로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그만큼 선발 투수들이 맡는 이닝, 던지는 투구수는 줄어들고 있으며 점점 퀄리티 스타트 등 이닝과 관련된 스탯의 존재감도 약해지고 있다.[27]
이런 현상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부상 방지다. 현대의 투수들은 신체를 극한으로 쥐어짜내며 투구의 구속을 높인다. 과거에는 시속 150~160 킬로미터 사이의 강속구는 신체를 쥐어짜지 않아도 그 구속을 낼 수 있는 소수의 선택받은 선수들의 전유물이었다면, 현대에는 비교적 그 문턱이 낮아진 편이다.
문제는 쥐어짜는 법은 발전했지만 육체는 그대로 인간의 육체라는 것. 때문에 예전과 같은 기준으로 200 이닝을 매년 꾸준히 사용해가며 강속구 선발 투수를 기용했다가 그 선수의 육체가 버티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나며 구단들은 선발 투수를 아껴 사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정해가고 있다. '그러면 살살 오래 던지면 될 게 아니냐' 라고 하지만 문제는 타자들 역시 발전하기 때문에 그런 힘을 뺀 투구로는 더 이상 타자들을 제압하기 힘들어 진 게 문제다.[28]
이런 현상이 나중에는 점점 커져 '선발 투수' 라는 보직 자체가 사라질 거라는 의견도 있다. 대표적인 사람이 피칭 인스트럭터 톰 하우스. 톰 하우스는 '나중에는 모든 투수들이 일 주일에 세 번 정도 등판하며 매 등판마다 45 구 정도만 던지게 될 것이다.' 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다만 이런 변화의 추세를 과연 선수들이 받아들이겠냐는 문제는 남아있다. 물론 선발 투수들의 소화 이닝이 줄어가고 있지만, 그걸 넘어서서 아예 선발 투수라는 보직 자체를 없애버리는 것은 다른 이야기이다. 세이버메트리션들이 가장 뛰어난 불펜 투수를 마무리 투수로 기용하는 것보다 팀의 위기 상황에 유동적으로 투입하는 게 더 낫다고 이야기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선수들이 탐탁치 않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장 잘 던지는 선수를 마무리 투수로 기용하며 어느 정도 등판을 규칙적으로 예상할 수 있게 해 주고 대우해 주지 않는다면 '내가 제일 잘 던지는데, 왜 난 등판도 불규칙적이고 게임 내에서 대접은 푸대접으로 받지?' 라는 불만을 해결해 줄 방법이 없다.
선발 투수의 미래 역시 마찬가지다. 과연 선발 투수라는 보직이 없어질 것인가? 선발 투수는 위험도가 높은 직종이긴 하지만, 그만큼 보상도 높은 직종이다. 등판 날짜를 계산할 수 있으며, 팀에서 대우도 좋다. 무엇보다 메이저리그 기준 연봉 차이가 엄청나다. 불펜 투수로써 최고 대우를 받은 계약들을 살펴보면 아롤디스 채프먼이 5년 8600만 불+3년 뒤 옵트아웃, 마크 멜란슨이 4년 6200만 불, 켄리 잰슨이 5년 8000만불 + 3년 뒤 옵트아웃[29] 수준이다. 이에 비해 최고 선발 투수들의 계약은 클레이튼 커쇼가 7년 2억 1천만불, 데이비드 프라이스가 7년 2억 1700만불, 잭 그레인키는 6년 2억 650만 불, 맥스 슈어저가 14년 7년 2억 1천만불 수준이다. 최고의 선발 투수가 아니더라도 제프 사마자처럼 5년 9000만불 계약을 따 낼 수도 있다.
계약금 차이가 이렇게 큰데, 클레이튼 커쇼나 잭 그레인키, 저스틴 벌랜더 에게 가 '이제부터 넌 45 구만 던져주면 돼. 대신 3일에 한 번 등판 시킬 거야.' 라고 말한다 해보자. 과연 그가 '네 알겠어요.' 라고 대답할까? 고연봉자들은 이미 높은 연봉을 받았으니 그럴 수도 있다치면, 아직 고연봉을 획득 못한 영건 선발 투수들이나 FA 가 얼마 안 남은 선수들은? 소니 그레이, 제이콥 디그롬, 2018년 FA 인 다르빗슈 유나 제이크 아리에타에게 그런 요구를 한다면? '알겠어요' 라는 대답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현재 선발 투수들의 이닝 소화는 점점 줄어드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선발 투수라는 보직이 사라지고 톰 하우스 등이 주장하는 것처럼 3~4이닝 45 구 정도 투구만 소화하는 보직으로 대체되는 것이 합리적인 안일 수 있지만, 선수들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선발 투수라는 보직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2.4.1. KBO 2018시즌 각 팀 선발 로테이션[편집]
2.5. 선발투수의 휴식일[편집]
관련 기사 참조
선발 투수들은 4~5일간의 휴식을 보장받는 동안 다음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 피로를 풀고 컨디션을 점검한다. 날짜별로 러닝, 캐치볼, 롱토스 불펜피칭을 차례차례로 거치며 피로를 풀고 다음 등판에 필요한 몸을 다시 만드는 과정을 거친다. 경기 중에는 덕아웃에 앉아 특등석 관중(...)이 되거나 불펜 문지기[30]를 하면서 덕아웃 내 응원단장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개념없는 감독은 아주 가끔 불펜 연습 때 던질 투구를 실전 등판으로 대신하는 경우도 있다.
위와 같이 선발 투수가 되는 것은 우천순연이나 다른 이유로 팀 스케줄 전체가 변동하는 경우만 빼면 항상 고정된 일정을 소화하기 때문에 컨디션 관리가 용이하다.
포스트시즌에서는 단기전의 특성상 4선발 체제로 돌아가기 때문에, 해당 라운드를 압살하여 시리즈를 일찍 끝내고 다음 라운드를 대비하는 경우가 아닌 이상 5일 휴식은 없고 4일 휴식 후 등판하게 된다.[31] 혹은 시리즈를 결정짓는 경기에서 불펜으로 등판하기도 한다.[32]
과거만 해도 A급 선발 투수면 4일은커녕 3일, 2일, 심지어 하루 쉬고 또 선발 등판해서 100구 넘게 던져대던 시대가 있었지만, 2015년에 접어들면서 타고투저가 일반화되어 선발 투수가 조금만 힘이 빠져도 시원하게 털리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매 투구에 전력을 다하게 되는 선발 투수의 체력소모도 굉장히 크고 소진된 체력을 회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길어지게 되니 지금같은 4일 휴식 보장은 좀 부족하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4일 휴식 후 등판하는 선발 투수의 기록과 5일 휴식 후 등판하는 선발 투수의 기록에서 후자가 약간 유리하다.
하지만 선발 투수에게 고정적인 5일 휴식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선발 투수기 한 명 더 필요하다는 문제가 있다. 선발의 미덕이라 할 만한 경기당 평균 6이닝 이상을 보장해주는 투수는 리그 전체를 통털어도 많지 않고, 한 팀으로만 따지면 그 해의 우승팀조차 3명이 있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보통 1, 2선발을 제외하면 매경기 꾸준하게 6이닝 이상 버티는 투수가 없는 게 정상이고, 3선발은 경기당 5이닝만 꾸준하게 먹어주는 정도를 기대하며 4~5선발은 경기당 5이닝을 막아낼 실력이 안 되지만 1,2선발을 더 이상 혹사시킬 수가 없어서 억지로 쓰는 실정인데 그런 선발진에 5선발보다도 못 던지는 6선발이 또 추가되면 투수운용이 완전히 꼬여버린다. 따라서 우천순연, 월요일 등 주어지는 휴식일을 잘 관리해 최대한 5일 휴식을 맞춰주고 불가피한 경우에는 4일 휴식 후 등판시키되 투구수를 조절하는 방향으로 타협하고 있다.
그나마도 선수들 몸값이 비교적 싸고 선발투수의 권위가 낮은 편인 kbo, npb나 이게 가능하지, 실력 있는 선발 투수가 같은 무게의 금보다 비싸지기도 하는 MLB에서의 6선발 체제는 돈 때문에 시도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2018시즌 들어서 6선발 체제를 시도하는 팀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고, 6선발을 채울 수는 없을 것 같지만 5일 휴식은 보장하고 싶다보니 5선발 등판 다음날을 벌떼불펜으로 땜질하려는 구단까지 나타나고 있다.
2.6. 선발 투수의 부상[편집]
이미 투수라는 보직 자체가 부상을 자주 겪을 수 밖에 없는 포지션이다. 아무리 인간이 물체를 더 강하고 정교하게 던지는 방향으로 진화했어도 시속 140~150km의 공을 던지는 것은 이미 정상적인 상황에서 인간의 근육과 관절이 낼 수 있는 힘의 한계를 넘어선 묘기에 가깝다. 그리고 선발 투수는 이런 묘기를 하루에 100번 이상 선보이는 사람들이다. 등판을 하고 나면 몸무게가 적게는 2 킬로그램에서 많게는 5 킬로그램까지 줄어든다는 증언이 있을 정도다. 이렇게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해가며 온 몸의 관절과 근육을 비틀다보니 부상을 안 당할 수가 없다. 메이저리그의 통계에 의하면 한 해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선발 투수는 전체 인원의 50% 에 이른다고 한다. 게다가 이 부상들의 대다수는 공에 맞거나 넘어지거나 하는 충격에 의한 부상이 아니라 피로누적에 의한 근육이나 인대의 손상이라는 점에서 이 포지션의 중압감을 느낄 수 있다. 근육이 무사해도 뼈 자체가 마찰이 엄청나게 일어나서 빠르게 마모된다.
가장 많이 부상을 당하는 부분은 역시 팔꿈치다. 근육과 인대 중 가장 작은 부분이라 가장 연약하기에 부하를 이기지 못하고 찢어지는 것. 메이저리그 각 팀의 선발 투수 로스터를 뒤져보자. 토미 존 수술을 한 투수가 없는 로스터를 가진 팀을 찾기가 매우 힘들 것이다. 이미 팔꿈치 인대 부상은 투수의 직업병처럼 인식될 정도로 매우 많은 투수들이 겪고 있다.
그나마 팔꿈치라면 성공률 90% 이상을 자랑하는 토미 존 수술이 있기 때문에 부상을 당해도 '1년만 참자'고 마음을 다잡고 재활에 전념하면 높은 확률로 복귀할 수 있으나, 선발 투수의 부상은 팔꿈치라는 부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팔꿈치보다 더 두려운 부상 부위는 바로 어깨. 어깨 회전근 손상은 아직까지 토미 존 처럼 획기적인 치료 방법이 전무하다. 수술을 하는 법이 있긴 하지만 예전의 운동 능력과 구속을 회복할 확률이 토미 존 수술보다 현저히 적다. 아니,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바톨로 콜론처럼 회전근 수술 이후에도 재기하는 선수가 없는 것은 아니나 구속을 앞세운 강속구 투수였던 콜론은 무브먼트를 앞세운 강속구 투수가 되어서야 부활할 수 있었다. 그나마도 약빨이고
팔꿈치와 어깨 부상 외에도 박찬호의 경우처럼 허리가 문제가 되는 경우도, 랜디 존슨처럼 무릎이 문제가 되는 경우도, 등 근육이나 복근이 문제가 되는 경우도 많다. 물론 모든 야구선수는 몸의 어느 부위이던지 일반인보다 부상 위험이 높을 수 밖에 없으나, 선발 투수는 그 위험이 한 층 더 높다는 것.
그래서 메이저리그에서 선발 투수의 대형 계약이 생각보다 적은 것이다. 2013년 기준 총액 2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맺은 야수들은 조이 보토, 알버트 푸홀스, 알렉스 로드리게스, 로빈슨 카노, 프린스 필더 등 제법 존재하지만 투수는 클레이튼 커쇼가 유일하다. 그나마도 계약기간은 7년으로 9년이나 10년 계약을 맺은 타 2억 달러 계약 야수들에 비해 짧은데 그만큼 1년에 버는 돈이 더 많다. 불펜은 뭐 쩌리취급이고 애초에
3. 선발 투수 예고제[편집]
다음 경기에 선발로 내보낼 투수를 미리 공개하는 '선발 투수 예고제'라는 제도가 여러 리그에서 시행 중이다. 상대팀은 선발 투수에 맞게 타선을 짜서 대비하는 게 가능하고 관객들도 선발 투수가 누군지 미리 알 수 있다면 스타급 선발 투수의 경기를 맞춰 볼 수 있다는 이점은 물론, 경기를 미리 예측해본다든가 관람시 응원용 플래카드를 준비하는 등 더 관심있게 야구를 즐길 수 있게 된다.
반면 이 제도가 시행됨에도 불구하고 사전 양해 없이 예고된 선발 투수의 등판을 어기는 행위를 위장선발이라 부른다. 다른 정보는 몰라도 상호 공개하기로 합의한 이것에 대해서만큼은 신뢰하고 예고된 상대 선발투수의 컨디션이나 상대전적 등을 반영해 라인업을 작성한 상대 팀 감독에게 빅엿을 먹이는 행위로 상당한 비매너이며 꼼수다. 여기다 제도 시행 자체가 팬 서비스에서 출발했고 위장선발의 기준이 정립되어있지 않아 사무국 차원에서 처벌하지 않기 때문에 간혹 여러가지 이유를 들어 위장선발을 사용해 상대 벤치와 관중석에 찬물을 끼얹는 경우가 있다.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의 역투를 보고 싶어서 비싼 돈내고 야구장에 왔더니 예고도 없이 갑자기 딴 사람으로 바뀌면 팬 입장에서는 사기당했다는 생각이 안 들겠는가?
물론 예고된 선발 투수가 갑자기 부상당하거나 심각한 컨디션 난조를 보여 정상적인 경기 운영이 불가능할 것이 명확한 경우 상대 감독의 동의를 얻어 선발 투수를 바꿀 수 있는 등 제도적 안전장치가 있기 때문에 누가 봐도 수상쩍은 위장선발 경기는 이기더라도 두고두고 욕을 먹게 된다. KBO와 MLB는 오래 전부터 활성화되었으나 NPB는 센트럴리그가 끝까지 반대하다가 2012년 전면 시행을 결정하였다.
4. 기타[편집]
현대 야구의 계속되는 타격의 상향 평준화로 인해 투수들의 생존 경쟁이 더 치열해지면서 이닝 이터라 불릴수 있는 선발 투수는 이전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아직은 선수층이 열악하고 선수간 상하 격차가 큰 KBO에서는 이닝 이터가 가능한 특급 선발 투수 1명의 존재가 팀 전력을 들었다 놨다 할 정도이다.
갈수록 세계 야구 전체의 타격 기술이 향상되면서 그에 맞선 투수 세계에서의 대안인 투수의 분업화 안착으로 현대야구에서는 혹사를 시키는 팀이나 감독의 경우를 가정해도 한 투수 선발 출장이 1년에 40경기가 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나마 시즌당 경기가 가장 많은 메이저리그에서는 라이브볼 시대가 시작된 이후에도 1970년대 정도까지 팀 에이스 선수들이 그런 경우가 있었긴 했으나 그 이후 시대부터 없어졌다. 라이브볼 시대의 한 시즌 최다 선발 투수 출장 및 최다 이닝 기록은 1972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에이스 겸 전설의 너클볼 투수였던 윌버 우드의 49경기 선발출장 376⅔이닝 기록(방어율 2.51)이다.
에이스 투수가 사실상 팀 전체를 책임지는 이상한 팀들이 많던 19세기 메이저리그까지 다 포함하여 한 시즌 최다 선발 출장 기록 및 최다 이닝 기록자는 1879년 신시내티 레즈[33]의 투수 윌 화이트의 기록인 75경기 선발출장(연장전 포함 전 경기 완투) 680이닝 43승(방어율 1.99) 기록이다. 이게 얼마나 미친 기록이냐하면 사실상 팀이 했던 경기 거의 대부분을 출전하여 끝까지 던진 셈이다. 그해 신시내티 레즈 팀 전체의 소화이닝이 고작 726이닝이었으니까.... 거기다가 신시내티의 그 해 승수는 43승으로 윌 화이트의 승수[34]와 같다. 윌 화이트 원맨팀이었던 것.... 풀타임 투수가 아니라 풀타임 타자급 출전 기록.... 그러나 윌 화이트는 1877년 데뷔 이후 이 시즌의 혹사를 포함하여 1878~1880년까지 3년간 총 1600이닝이 넘는 역대 최강의 혹사를 당하다가 관절이 고장나서 1881년에 달랑 2경기 던지고 은퇴하여 전체 커리어 5시즌, 제대로 활동한 시즌 딱 3년으로 선수생활을 마쳤다.[35]
그래서 오히려 데드볼 시대 최고의 한 시즌 선발 투수 혹사기록은 윌 화이트와 단 1⅓이닝, 2경기 차이로 최다 이닝 및 최다 선발 출장 기록 2위인 찰리 레드번의 1884년 73경기 선발출장(연장전 포함 전 경기 완투), 678⅔이닝(59승 12패 11완봉승, 방어율 1.38, 441탈삼진) 기록으로 본다.[36] 이 해 레드번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2번째 트리플 크라운의 주인공[37]이 되었다. 678이닝이라는 비정상적인 시즌을 소화하면서도 망가지지 않았다는 점이 어마어마하다. 찰리 레드번은 이런 끔찍한 혹사를 당하고도 윌 화이트처럼 금방 관절고장으로 은퇴하거나 하지 않고 전설로 남아 통산 600이닝대 시즌 2번, 500이닝대 시즌 1번, 400이닝대 시즌 3번, 6년 연속 400+이닝이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남기고 이후에도 200+이닝 시즌을 은퇴할 때까지 계속 기록하며 11년의 선수생활을 한다. 통산 300승을 넘겼고, 통산이닝도 4500이닝이 넘을 정도로 뛰어나 올타임 순위 20위권이며, 결국 명예의 전당에도 후에 입성했다.[38]
오히려 통산 최다 이닝(7356이닝) 및 최다 선발출장(815경기) 기록 보유자인 사이 영은 현대의 보통 야구팬들이 볼 때 가장 혹사를 많이 당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반대이다. 1890년에 데뷔하여 그 혹사의 시대에도 위 선수들과 달리 400이닝대 시즌 단(?) 5번과 대다수의 300이닝대 시즌으로 완급조절(...)을 잘 하며 20년 넘게 롱런한 케이스로 600이닝은 커녕 500이닝 시즌도 없다. 최다 시즌 이닝은 453이닝으로 400이닝 중반대는 이때 딱 한 번뿐이고 그 외에 400이닝 초반대 시즌만 4번 있었다. 오히려 당시 기준으로 사이영은 혹사를 덜 당하며 관리가 잘 된 유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39] 거기다가 다른 투수들보다 투구수 조절에도 능하여 맞춰잡는 피칭을 쉽게 선보이며 이닝 대비 투구수도 적었다고 알려져 있다.[40] 결국 혹사를 당하는 것은 선발 투수 인생에 도움이 안 된다는 반증이다.